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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임신, 출산, 육아

영아산통, 배앓이를 겪어 보셨나요?



<영아산통배앓이를 겪어 보셨나요?>


<1>

밤에 아이가 갑자기 자지러지게 운다.

"놀랐나?"

달래본다. 하지만 소용이 없다. 울음소리가 더 커지기만 한다.

"배가 고픈가?"

젖을 물려보지만 아이는 고개를 저으며 뿌리친다. 울음소리는 더 높아진다.

꼭 안아주기도 하고, 살살 흔들어보기도 하고, 안고 걸어보기도 한다.

어느 것 하나 소용이 없다.

엄마도 아빠도 아이도 모두 지치기 시작한다.

그렇게 30분, 1시간이 지난다.

갑자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이가 조용해진다.

"다행이다."

그러나 속으로는 불안하다.


우는 아기 사진 (1)


그리고 다음날 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이번엔 좀 더 길게 진행된다.

새벽 3시.

온 가족이 가까운 소아 응급실을 찾아간다.

가장 가까운 곳이 차로 40분 거리다.

병원에 도착해서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하다.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지금으로는 진단을 할 수가 없네요. 다시 아프면 동영상을 찍어놓고 데려오세요."

허탈하게 집으로 돌아간다. 날이 밝아온다. 

아이는 곤히 잠들었고 엄마는 지쳐 쓰러졌다. 아빠는 수면부족으로 운전이 불안하기만 하다.


다음날.

역시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똑같이 새벽 3시.

이번엔 동영상을 찍는다.

엄마는 아이를 달래고 아빠는 동영상을 찍고 있다. 

울음소리가 배경이 되는 어두운 밤 장면이다. 공포영화같다.

하지만 이걸 찍어야 한다.

그리고 이번엔 아이가 우는 이유라도 확실히 알아보자는 굳은 결의를 다지며 다시 한 번 응급실로 향한다.


"해 드릴 수 있는 게 없네요."

진단도 처방도 없다.

영아 산통으로 의심이 된다는 얘기가 전부다.

엄마도 아빠도 난감하기 그지없다.

아이가 이렇게 우는데 해 줄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니


우는 아기 사진 (2)


<2>

처음으로 아이를 낳아서 키워보면 누구나 이런 일을 겪을 수 있다.

전체 아이 가운데 20% 이상이 겪는다고 한다.
네이버 건강 질병/의학에서 설명하는 영아 산통infantile colic부분을 살펴보면 한숨이 나온다.
정의와 원인(원인도 불분명하다), 증상을 지나서 진단과 검사 부분에 보면 

[진단]전형적인 임상 증상과 병력을 통해 진단할 수 있으나, 영아 산통의 증상을 보이는 아기들의 10% 정도에서는 장염, 장중첩, 감돈탈장, 복막염 등의 기질적 질환에 의한 증상과 감별하기 어려우므로 에 대한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검사]경험 많은 소아과 의사는 병력 청취 및 신체 검진만으로 진단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검사를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기질적 질환의 감별을 위해서는 복부 초음파, 복부 단순 영상 촬영 및 대변, 혈액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이 부분을 보면 뭔가 해결책이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다음의 치료 항목은 사람을 허탈하게 만든다.

[치료]주위를 조용하고 자극적이지 않게 한 다음 푹신하게 포대기나 담요로 싸주고, 아기의 앞가슴과 어깨를 대고 안아주거나 아기의 무릎을 굽힌 상태로 안고 그네 태우듯이 천천히 살살 흔들어주는 방법, 마지막으로 노리개 젖꼭지를 빨려주거나, 따뜻한 으로 를 살살 쓸어 주는 방법 등을 시도해본다. 신경 안정제나 부교감 신경 차단제 등으로 치료해도 잘 치료가 되지 않으며 약물에 대한 부작용 등으로 추천되지 않는다. 또한 생후 3~4개월 지나면 자연히 없어지므로 예방적 치료가 추천된다.

한 마디로 민간요법을 사용하시고 진통제도 효과가 없으니 저절로 나을때까지 그냥 기다리라는 얘기다.
차라리 치료 방법이 없다는 얘기를 솔직하게 써놓으실 것이지, 
진단과 검사 항목에서는 뭔가 해결책이 있는것처럼,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하시더니. 
검사를 해 놓고도 치료방법은 없다는 게 말이 되는지 묻고 싶다.
게다가 이 자료는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제공한 거다.

… 나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는 게 정녕 어려우신 거다.

우리 어머니에게 물었다. 이게 무슨 병이냐고.
아이를 넷 이나 키우신 우리 어머니도 모르는 병이다.
장모님께도 여쭤봤다. 딸 하나 키우신 장모님 역시 모르신다.

점점 더 답답해진다.
새벽마다 목이 찢어질 듯 날카롭게 우는 아이를 그냥 보고만 있으라는 걸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누군가는 분명히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찾았을 거라는 기대와 믿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