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 케어 Kangaroo Care, 생명을 살리는 기적
미숙아들이 태어나면 의료기관에서는 습도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인큐베이터에서 안전하게 보살피는 게 보통이다.
*미숙아 : 임신기간 37주 미만으로 태어난 아기. 체중 2.5kg 미만의 저체중아를 통칭 미숙아 또는 이른둥이로 부른다.
1983년 남미 콜롬비아 보고타, 2012년 현재 1인당 GDP가 우리나라의 1/3밖에 되지 않는 적도 근방에 위치한 이 나라에서 충분한 의료시설이란 꿈도 꾸지 못할 사항이다. 더구나 30년 전인 1983년엔 말할 것도 없다.
▲사진 출처 http://www.healblog.net
당시 콜롬비아의 한 병원에서는 미숙아를 수용할 인큐베이터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나 미숙아를 안고 있는 산모들은 넘쳐났고 병원 복도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당장 아이를 살릴 방법이 없었던 의사는 '궁여지책'으로 산모에게 맨살을 맞대고 옷이나 천으로 감싼 채로 아이를 안고 있을 것을 권했다. 인큐베이터의 역할인 체온 유지를 위해서였다. 그런데 잠시 후, 아이들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사진 출처 http://www.impatientoptimists.org - The KMC (Kangaroo Mother Care) Unit of Bwaila Hospital in Lilongwe, Malawi. 이 사진은 아프리카 말라위의 한 병원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지금까지 보고된 바에 의하면 사망까지 갔던 미숙아가 다시 살아난 기적적인 사례가 전 세계에서 8건이나 있었다고 한다.
▲사진 출처 http://www.lizellelotter.co.za
아이의 배꼽에서 흉선(가슴뼈)까지의 부분을 엄마의 맨살에 밀착시키는 캥거루 케어는,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정서적인 안정감과 신체의 유용한 변화를 일으킨다.
우선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캥거루 케어를 하는동안 아이와 엄마의 체온은 적정 온도를 유지한다. 열이 많은 아이는 열이 내려가고 저체온인 경우는 정상체온으로 올라간다는 얘기다. 체온은 대개 약으로도 조절하기 힘들다. 더구나 미숙아, 신생아의 경우는 더 어려운 일이다.
적정체온을 유지하는 건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신체의 면역력과 신진대사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바로 체온이기 때문이다.
캥거루 케어는 엄마와 아이 양쪽 모두 옥시토신의 분비를 늘려준다. 엄마와 아이가 맨살을 맞대고 있으면 특수감각 섬유가 자극되어 옥시토신이 분비된다고 한다. 아이는 면역력이 높아지고, 통증을 견딜 만큼 안정을 찾게 되며, 엄마에게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또 엄마 젖가슴에 있는 유익한 산재균이 병원균의 감염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아직 국내에는 캥거루 케어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미국의 경우는 2011년 현재 84%의 병원에서 캥거루 케어를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2010년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캥거루 케어 이후 산모들의 모아 애착이 7.47%, 모성 자존감이 33.25% 증가했고, 반면 불안정도는 2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중파 방송에서 캥거루 케어를 소개한 일이 있었다. 그 후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제 국내 병원에서도 캥거루 케어가 보편화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사진 출처 http://www.chinadaily.com.cn
캥거루 케어는 처음엔 미숙아를 대상으로 시행했지만, 연구결과 정상적인 만삭아에게도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엄마뿐 아니라 아빠들이 해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자연상태로 그저 살을 맞대고 안아주는, 너무나 평범해 보이는 이 행위가 아이의 생명을 살리는 기적을 일으킨다. 그리고 거기서 얻은 정서적인 안정감은 한 사람의 평생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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