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으면 들리는 음악, 눈을 감아야 보이는 음악 - 이문세
이문세가 처음 대중 앞에 나타났을 때 사람들은 뭐라고 했을까?
어린 나이의 이문세는 잘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59년생인 그가 만 19살인 78년에 MC로 데뷔하고 24살인 83년에 1집을 냈을 때만 해도 어린 티가 나는 신인이었다.
시간이란 지금의 시점에서 뒤를 돌아 바라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듯할 때가 많다.
중년의 아저씨 이문세가 데뷔 30년이 넘었다.
서른 살에게 30년은 인생의 전부다.
예순 살에게는 절반의 인생.
서른 살이 뒤를 돌아보면 언제 그랬을까 싶은 그 30년이,
앞을 보고 세어보면 아득하기만 한 시간이다.
앞으로 30년 후엔 서른 살도 예순 살이 돼 있을 테니까.
신인가수 이문세는 그저 노래를 잘 하는 '또 한 명의 가수'였던 것 같다.
그가 이영훈을 만나고 '별이 빛나는 밤에'를 진행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노래를 잘 불렀던 한 명의 가수 정도로 마무리될 수 있었을지 모른다.
1집의 '파랑새'와 '행복한 사람'은 당시엔 좀 알려진 정도였다. 앨범은 실패였다.
그러다가 이영훈과 작업한 3집 이후, 멀티히트가 시작된다.
'난 아직 모르잖아요', '휘파람', '소녀', '그대와 영원히' 등 한 앨범에서 4곡 이상이 소위 대박 히트가 된다.
그에게 80년대는 전설이 된 시기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국내 최고의 가수가 되고
당시로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의 진행자가 된다.
시간은 지나간다.
그리고 지나간 시간은 기억으로 남는다.
기억 속에 이문세는 여전히 젊은이다.
지금,
우리는 지금의 이문세를 만난다.
지금의 그는 멋진 중년의 젊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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