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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AND/음악 이야기

슬픔과 공명하는 음악, 엘라 피츠제랄드 Ella Fitzgerald - Misty



슬픔공명하는 음악, 엘라 피츠제럴드 Ella Fitzgerald - Misty


비가 며칠씩 계속 오면 조금씩 우울해진다.

그리고 오히려 우울한 음악이 그리워진다.

감정을 밖으로 꺼내고 싶을 만큼 우울함이 쌓이기 때문일까?


우울한 감정을 자극하는 음악은 슬픈 음악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누군가 옆에서 울고 있다고 내가 슬퍼지는 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우울한 기억을 건드려줄 뭔가가 나를 슬프게 만드는 거다.


그게 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어떤 음악이 그런 역할을 하는지는 알 수 있다.


그건 가사 때문도 아니고 가수 때문도 아니다.

어쩌면 기억과도 상관없을지 모른다.


그냥 내 안에 있는 슬픔과 비슷한 진동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공명 현상이 물리적인 세계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란 얘기다.

감정도, 생각도, 모두 고유의 진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명은 언제라도 발생하게 되는 거다.

심지어는 심장의 박동마저도 고유의 진동이 있으니까.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가 부른 에롤 가너Erroll Garner <Misty>는 슬픔하고 별로 관계없는 노래다.


나를 보세요. 나는 나무 위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새끼 고양이 같아요. 
구름에 매달려 있는 듯한 기분. 어찌된 일인지 당신의 팔에 안겨 있으면 안개에 싸여 버리는 거예요. 

길을 걸으면 몇 천 개나 되는 바이올린이 연주를 시작해요. 아니면 그것은 당신의 ‘헬로’라는 목소리일까요? 
나에게는 음악이 들리는 것입니다. 당신이 곁에 있으면 나는 안개에 싸여버리지요. ‘따라오세요’라고 말해 주세요. 

그것은 내가 바라는 일입니다. 당신이 말해 주지 않으면, 나에게 희망은 없는 것이지요. 
이것이 당신을 따라가는 이유입니다. 

혼자서 이 불가사의한 나라를 걸어가면, 오른발과 왼발의 내미는 법도 몰라요. 모자도 장갑도 알 수 없어요. 
나는 안개에 지나치게 싸였어요. 그리고 지나치게 사랑하고 있는 것입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자욱한 안개 [Misty] (이야기 팝송 여행, 이야기 샹송칸소네 여행, 1995.5.1, 삼호뮤직)




사랑에 빠진 사람의 들뜬 마음이 느껴지는 노래다.


이 노래에서 나는 슬픔을 느낀다.

아니, 내 안의 슬픔은 이 노래와 공명한다.

노래가 멈추면 다시 현실이 보인다.

그리고 슬픔은 멀어지기 시작한다.


비가 며칠씩 계속되는 날,

이 노래는 멈출 수가 없다.

멈추면 다시 시작하고, 또다시 시작한다.


그렇게 슬픔은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다.

그러길 원하는 게 내 마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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