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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기적은 없다



<기적없다>


상상도 못했던 일들,

나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들,

만날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던 만남,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 엮이는 이야기들 속,

내 모습을 본다.

며칠간 정신없이 바쁘게 새로운 관계를 맺고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가치관과 새로운 경험을 듣는다.

그리고 이제 잠시 숨을 돌리며 생각한다.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나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

내 세계로 들어와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아주 깜짝 놀란다.

그 여운이 한참을 간다.

그걸 즐긴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다섯 살 어린 아이는

얼마 뒤에, 몇 년 뒤에 자기가 어떤 세계에 갈거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다만 그 세계를 만날 뿐이다.

그리고 그걸 놀라워하지 않는다.

(최소한 지금의 나처럼은 말이다)


어린아이의 세계는 불가능을 가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어른들은, 나를 포함해서 하는말이지만,

아주 적은 몇가지의 가능성만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불가능이다.

즉 어른들은 가능을 가정하고 살지 못한다.

그게 아이와 어른의 차이며,

세계를 확장하는 삶과 세계안에 갖히는 삶의 차이다.


그러니까 요즘 경험하는 '놀라운'일들이 다섯 살의 시각으로 보면 별거 아닌 일인 것이다.
'우연은 없다'가 아니라 '기적은 없는거다'

다섯 살의 시각으로 보면 늘 그런일이 연속되는 게 세상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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