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ic AND/음악 이야기

여름날의 비극, 아스토르 피아졸라 Astor Piazzolla 망각- Oblivion

여름날의 비극, 아스토르 피아졸라 Astor Piazzolla 망각- Oblivion


비극적인 계절이라는 게 있을까?


펄 벅Pearl Buck대지The Good Earth에 나오는 왕룽王龍 가족에게는 계절이 비극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사람에게 비극적인 상황이 찾아 오는 건 딱히 계절과는 관계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비극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이 겨울이라는 데에는 대부분 고개를 끄덕일 것 같긴 하다.


Astor Piazzolla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가 남미 아르헨티나 출신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대표적인 탱고음악 Oblivion-망각은 여름날의 비극을 떠오르게 한다.

메뚜기떼가 휩쓸고 지나간 뒤 정성을 들여 키운 곡식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여름날의 대지. 그 끄트머리에 서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왕룽의 먼지를 뒤집어쓴 얼굴이 아련하게 보인다. 

그 여름의 뜨거운 비극이, 보통은 망각으로 번역하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를 뜻하는 Oblivion에 맞물린다.


황량한 들판엔 먼지가 날리고 마음속엔 슬픔 가득한 비가 내린다.

겨울보다 더 시린 여름날의 비극, 누군가 가슴 속에 비극을 갖고 있다면, 계절과 상관없이 그 가슴에 비를 내리게 해 주는 음악이다.



▶<여름날, Summertime> 미국만큼 복합적인, 가장 미국적인 오페라, 포기와 베스 Porgy and Bess

▶더위를 열정으로 바꾸는, 사라 본 Sarah Vaughan - A lover's concerto

▶슬픔과 공명하는 음악, 엘라 피츠제랄드 Ella Fitzgerald - Misty

▶Jazz! 재즈가 사람을 치료하는 방법, The Girl From Ipanema

▶쿠쿠루쿠쿠 팔로마 Cucurrucucu Paloma, 까에따누 벨로주 Caetano Velo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