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뉴스룸 News Room, 아론소킨Aaron Sorkin의 이상향
아론소킨은 영화 어 퓨 굿맨A Few Good Men과 드라마 웨스트윙The West Wing, 최근작으로는 영화 머니볼Moneyball과 소셜 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등을 쓴 헐리우드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다.
어 퓨 굿맨은 92년, 그의 나이 32살에 쓴 작품이다. 미국식으로 하면 31살, 천재임에 틀림없다.
물론 원작을 각색한 거지만, 무슨 아이돌 가수도 아니고 31살에 그런 작품을 쓰다니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묘한 공통점이 있다.
뭐랄까,
드라마로 보는 '정의란 무엇인가'같다.
아론 소킨은 정의에 집착한다. 그리고 그 집착이 보는 사람을 통쾌하게 만든다.
그리고 드디어 2012년, 그 '정의에 대한 집착'이 사고를 친다.
HBO를 통해 6월부터 방영한 뉴스룸News Room은, 지난 겨울 페이스북에 파일럿의 오프닝 부분이 떠돌면서 국내에서 관심이 급상승했다.
미국이 왜 위대한 나라냐고 묻는 대학생의 질문에 미국이 왜 위대한 나라가 아닌지를 설명하는 주인공 윌 맥코보이. 10분이 조금 안되는, 길다면 꽤 긴 이 동영상은 보는 사람마다 모두 한결같이 본편을 보러 가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그리고 10개 밖에 되지 않는 첫 번째 시즌의 전체 에피소드를 다 본 소감은 '속지 않았다'였다.
그리고 2013년 여름부터 시작될 시즌2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정보는 권력이다.
정보는 돈이다.
과거에는 언론을 통한 정보의 장악이 비교적 쉬웠다.
돈이 있는 기업이 언론을 움직인다.
예를 들어보자, 어느 돈 많은 기업에서 자사의 제품이 건강에 좋다는 식의 뉴스를 만들어 낸다.
사람들은 TV 뉴스에 나오는 얘기는 거의 다 믿었다.
결국 그 회사의 상품은 인지도가 상승하고 물건은 날개를 단 듯 팔려나간다.
요즘도 많이 다르진 않다.
그런 시스템을 이용하는 건 기업뿐만이 아니다.
정치가들 역시 그런 식으로 자신을 멋진 상품으로 만든다.
바로 옆집에 권력에 의해 살해당한 사람의 가족이 살고 있어도
세상은 그 권력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옆집에 그런 피해자가 살지 않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옆집에 사는 사람은 가슴이 답답해진다.
어떻게 세상이 이렇게도 진실을 모를까,
하지만 방법이 없다.
그 사람은 권력도 돈도 없기 때문에 정보를 퍼뜨릴 능력이 되지 않는다.
뉴스룸은 이런 사람들의 꽉 막힌 속을 대변이라도 하는 것 같다.
엄청난 대사량과 복잡하지만 명쾌하게 얽힌 관계,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강자와 약자의 싸움.
언론의 역할을 알고 진실과 양심편에서 흔들리지 않고 싸우는 윌 맥코보이와 그 스탭들.
그들이 가감없이 폭로하는 진실이 방송되는 순간 시청자들은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
우리에게도 맥코보이같은 인물이 있었으면하고 희망하게 되는 건 나 뿐일까?
마침, 내가 이 시리즈를 볼 때 우리나라에서는 대선토론이 열렸다.
시리즈의 후반부에 가면 미국의 대선 토론을 바꾸겠다는 시도가 나온다.
아련한 동경과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미국도 50년 전까지만해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뒤떨어진 인권말살국가였으니까, 라고 위안을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제작이 불가능할 것 같은 드라마다.
아론소킨은 정의란 참 단순한 거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물론 그 정의가 실현되야하는 현실세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도 함께 보여준다.
새로운 시즌이 기다려지는 값진 드라마,
아론 소킨의 뉴스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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