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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AND/책, 영화, 드라마

[미드] 모던패밀리 Modern Family, 유쾌한 감동의 가족코메디



[미드] 모던패밀리 Modern Family, 유쾌한 감동의 가족코미디



모던 패밀리는 유쾌하다. 싸구려 웃음 같은 건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잔잔한 감동을 준다.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주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감동이다. 그야말로 반전이라고 해야 할만한 감동이다. 매회가 그렇게 진행된다.


아버지와 남매, 그 세 사람이 속한 가정을 무대로 이 드라마는 상상초월의 구도를 만들었다.


모던패밀리 - 제이 프리쳇, 글로리아, 매니 가족 사진


아버지 제이 프리쳇Jay Pritchett은 아내와 이혼한 후 거의 30살이나 어린 글로리아Gloria와 재혼을 한다. 물론 자신의 딸만큼이나 어리다. 남미 콜롬비아에서 온 글로리아는 전남편과 사이에서 태어난 매니Manny라는 아들이 있다. 이 세 사람이 한집에 산다.


모던패밀리 - 필 던피, 클레어, 아이들 가족 사진


제이의 클레어Claire는 필 던피Phil Dunphy와 결혼을 해서 두 딸과 막내아들을 낳았다. 5인 가족. 외형으로 볼 때 가장 평범해 보이는 구성의 가족이다. 


모던패밀리 - 미첼, 캐머론, 릴리 가족 사진


제이의 아들 미첼Mitchell은 게이다. 자신의 파트너인 캐머론Cameron과 함께 산다. 첫 번째 시즌에서 두 사람은 베트남계 여자아이 릴리Lilly를 입양해서 키운다.


구성부터 독특하기 그지없는 이들 세 가족이 모던패밀리-현대적인 신개념 가족이다.


이 드라마는 어느 한 인물을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11명의 인물이 골고루 중심에 서 있기도 하고 배경에 서기도 한다. 물론 주제는 항상 바뀌지만 그 뿌리엔 언제나 '가족'이 있다.


외형만으로는 그야말로 콩가루 집안일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외형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된다. 나이가 비슷한 새엄마, 게이 가족으로 사는 아들과 그 파트너, 손자뻘의 양아들, 두 남자가 키우는 입양한 소녀, 이런 문제는 써놓고 보면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드라마 속의 문제는 이런 게 아니다. 


인종과 나이와 문화적 차이는 사실 인간관계라는 큰 주제 앞에서는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가장 평범해 보이는 클레어와 필의 가족 역시 다른 가족과 다름없는 인간관계 속의 문제들로 속을 썩이기도 하고 거기서 사랑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렇게 부조리해 보이는 가족관계와 구성을 가지고 드라마를 만드는 데 코미디만큼 적절한 건 없을 것 같다. 이런 이야기들을 심각하게 풀어놓다가는 모두가 정신병원에 가야 할지도 모르니까.


모던패밀리 - 가족 사진


모던패밀리는 빠른템포로 20분 안에 드라마를 끝낸다. 20분 동안 11명이 전부 등장한다. 물론 다른 배역들도 등장한다. 만일 이웃집 3인 가족과 우체부 아저씨가 나오는 에피소드라면, 20분 동안 15명이 등장한다는 얘기다. 그날의 중심배역에게 약간의 안배를 해준다고 생각하고 계산해보면 모두가 1분씩 대사를 하고 주인공만 5분 정도 대사를 한다. 그러면 드라마가 끝난다.(물론, 꼭 이렇다는 건 아니다. ^ ^)


그렇다고 대사를 압축해서 시처럼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일상적인 말들을 사용해서 대화를 한다. 독백도 없다. 다른 장치라면 카메라를 보고 앉아서 상황이나 감정을 직접 설명하는 정도의 컷이 중간중간 들어간다는 정도다. 게다가 이 컷들은 아주 짧다.


작가들의 기술이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모던패밀리 - 에미상 시상식장에서 찍은 단체 사진


2009년 시리즈를 시작해서 2010년 에미상 코미디 부분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등 6개 부분의 상을 수상한다. 2012년까지 에미상을 휩쓸며 3년 연속 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수상한다. 전설적인 기록이다.


웃기는 드라마는 제법 많다. 하지만 유쾌한 드라마는 별로 없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드라마는 더욱 찾기 힘들다. 모던 패밀리는 유쾌한 감동을 주는 모던한 감각의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