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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와 러시아, 그리고 진정한 올림픽 영웅을 기다리는 사람들



김연아와 러시아, 그리고 진정한 올림픽 영웅을 기다리는 사람들


문화는 그 나라의 현재를 말해준다. 역사를 통해 보면 수많은 나라가 있었고 수많은 예술가들이 존재했다. 그리고 언제나 강한 국력을 가진 나라의 예술가들이 그 시대의 문화를 주도했다.

18~19세기를 통해 러시아는 수많은 예술가들을 세계에 알렸고 그들의 이름은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들에게 잘 알려져있다.


알렉산드르 푸시킨 Aleksandr Seraggvitch Pushkin 1799~1837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Dostoevskii | 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 1821~1881

레프 톨스토이 Leo Tolstoy | Lev Nikolayevich Tolstoy 1828~1910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 Modest Petrowitsch Mussorgsky 1839~1881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막심 고리키 Maxim Gorky | Aleksey Maksimovich Peshkov 1868~1936

안나 파블로바 Anna Pavlova | Anna Pavlovna Pavlova 1881~1931 

마르크 샤갈 Marc Chagall 1887~1985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Aleksandr Solzhenitsyn 1918~2008


1855년,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에 의해 크림전쟁Crimean War에서 패한 러시아는 점점 쇠퇴하게되고 결국 왕정이 무너진다.
1917년, 혁명에 의해 소비에트 공화국이 세워지고, 1922년부터 점차적으로 무려 15개 국가를 연방으로 하는 초대형 국가가 탄생하게 된다.
소련의 힘은 이후 공식적으로 공산주의를 포기하는 1991년까지 세계를 움직이는 하나의 축으로 작용한다.

국가의 힘은 전보다 더 강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상하게도 혁명 이후의 러시아-소련에서는 주목할만한 예술가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위대한 미술가인 샤갈은 러시아 태생이지만 이중국적을 가진 그는 성인이 된 이후 대부분 프랑스에서 생활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솔제니친 역시 추방당해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공산주의 치하에서 예술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걸까?
예술이 영혼의 자유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질수 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수긍이 가는 현상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과거를 통해 전세계를 감동시킨 위대한 예술가들, 그리고 그러한 예술가들을 통해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은 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여전히 러시아를 위대한 예술의 나라로 기억한다.
그렇지만 2014년 현재, 그 위대한 예술의 나라는 어디로 사라진걸까?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며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러시아에서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진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올림픽 폐막과 함께 올라온 많은 기사들 속에서 올림픽정신-스포츠 정신을 지킨 진정한 영웅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띈다.


김연아에게는 더이상 금메달이 필요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런 점이 더욱 그녀를 확고한 여왕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탐욕에 빠져 스포츠 정신을 외면한 러시아는 그들의 유망주를 내세워 몰락한 러시아를 보여주고 말았다.
더구나 철없는 어린 선수의 미래까지 그들의 탐욕으로 어지럽힌 셈이 되고 말았다.
폐막식에서는 그들의 과거 시대를 풍성하게 만든 예술가들을 소재로 만든 '자화자찬식' 무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제 우리는 강력한 국가가 문화를 선도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안다.
문화와 예술은 영혼의 생산물이다. 
때문에 권력의 틀 속에 갇힌채로는 예술도 문화도 바닥으로 곤두박질 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날개를 잃고 떨어지는 이카루스Icarus처럼 욕망에 눈이 먼 그들의 날개짓은 머지않아 불에 녹아 추락할지 모른다.
그때가 오면 그들은 결국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교훈을 통해서 비로소 중요한 가치와 '진정한 영웅'이 무엇인지 알 기회를 얻을것이다.
그들에게 깨달음의 기회는 그렇게 비극을 통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위대한 선배 예술가들을 유산으로 물려받았지만 결코 그들의 정신은 물려받지 못한 안타까운 러시아,
어쩌면 위대한 러시아의 예술가들은 러시아의 유산이 아니라 국적을 넘어서 자유와 진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것일지도 모른다.

세계는 어느때보다 진정한 영웅을 기다린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예술작품보다 더 커다란 감동을 느낀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올림픽을 보는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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