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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판 로앤오더 Law & Order UK, 깔끔하고 수준 높은 영국식 수사물



영국판 로앤오더 Law & Order UK, 깔끔하고 수준 높은 영국식 수사물


잘생긴 주인공이 나오지 않는 드라마.


사실 알고 보면 이런 드라마가 꽤 많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드라마에는 잘생기고 예쁜 배우가 아니면 주인공이 되기 힘들어 보이지만, 미국이나 영국의 드라마를 보면 연기력만으로 긴 세월을 주인공만 하고 사는 배우들이 넘쳐난다.

물론 영화도 마찬가지다. 안소니 홉킨스Anthony Hopkins, 잭 니콜슨Jack Nicholson, 톰 행크스Tom Hanks가 떠오른다. 여자도 마찬가지. 메릴 스트립Meryl Streep이나 르네 젤위거Renee Zellweger를 보면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물론 위에 열거한 배우들은 하나같이 아름답다. 

그러니까 외모가 예쁜 게 아니라 연기를 통해 그 배우가 아름다워 보이는 경지에 이르렀다고나 할까?



로앤오더Law & Order는 미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법한 히트 드라마다.

다양한 스핀오프가 만들어진 것은 물론이고, 1990년부터 2010년까지 무려 20시즌을 방영한 역사적인 기록을 가진 드라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오리지널 버전에는 수많은 배우들이 거쳐갔으며 많은 스타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 로앤오더를 영국에서 만든 게 로앤오더 UKLaw & Order UK다.

원작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리메이크한 이 드라마는 원작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다른 정도가 아니라 원작을 능가하는 완성도를 보여주기까지 한다.


드라마의 처음에 나오는 내레이션과 장면이 바뀔 때 나오는 장소를 알려주는 짧은 자막과 브릿지 음악은 원작드라마와 똑같다.

그런데 배경이 영국이라서일까? 마치 완전히 다른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건 템포와 묘사의 차이 때문인 듯하다.

영국인들 특유의 침착하고 조용한 느낌이 드라마 전체에 흐르고 있다.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섬세하게 만들어진 느낌이다.



출연한 배우들에게 실례가 되는 표현일지도 모르겠지만, 

두 명의 수사관과 두 명의 검사가 주인공인 이 드라마는 처음에 언급했던 것처럼 잘생긴 배우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들이 왜 주인공이 되었는지 수긍이 간다.

네 사람 모두 과장없이 섬세한 연기로 마치 살아있는 인물을 보는 것처럼 연기한다.



특히 중년의 수사관으로 나오는 브래들리 월쉬Bradley Walsh는,

개성 없는 얼굴과 작은 체구에 강렬함과는 거리가 먼 눈빛까지 어느 것 하나 주목할만한 게 없는 배우임에도,

드라마를 보다 보면 감탄을 할 수밖에 없는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원작을 만든 소란스럽고 약간은 폭력적인 미국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영국 시리즈는 깔끔한 맛이 있다.

액션보다는 스토리에 중심이 더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셜록 홈즈같은 추리물을 좋아한다면 (추리물이라기엔 무리가 있지만)더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드라마다.


오랜만에 만나는 수준 높은 수사드라마 로앤오더 UK,

선택을 후회하지 않게 하는 좋은 시리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