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주의 출산, 비판의 이유가 뭘까?>
그 블로그에서 얼마 전 TV에서 방영된 자연주의 출산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만났습니다.
그 글의 요지는 '자연주의 출산'이라는 타이틀을 이용해서 국내 모 병원을 광고한 것에 대해 비판을 한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내용이 합리적인 글이었습니다.
다만, 제가 자연주의 출산으로 의료진의 개입 없이 두 사람만의 출산을 성공적으로 한 사람으로서, 또 그 이야기를 블로그에 연재하는 사람으로서, 그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한쪽 의견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므로해서 생기는 자연주의 출산에 대한 불신을 염려하는 마음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 글에서 주장하는 게 사실이라면, TV 프로그램이 일개 광고로 이용된 건 정말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전 세계적으로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새로운 과학적 경향에 대해서까지 과거의 통계를 기준으로 비판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입니다.
더구나 그 통계는 의료진의 개입 없는 자연주의 출산을 원하는 경우에 발생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실제로 자연주의 출산을 시도할 경우 1% 미만의 산모만이 의료개입이 없을 경우 위험할 수 있다는 통계도 분명 존재한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네요. 저희 부부 역시 의료진 및 조산사가 전혀 개입하지 않은 상태로 두 사람만의 출산을 했기 때문에 많은 공부를 했고(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보가, 어떤 종류의 정보든 편협해지지 않으려면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만일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글을 쓴다면 그건 방송을 통해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들의 행동과 많이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이로운 정보를 공유하려는 의도라면, 좀 더 광범위한 정보를 취재한 뒤에 글을 쓰시는 게 옳다고 생각됩니다. 혹시라도, 반대의견이 진실일 수도 있다는 가정을 가지고 말입니다.
게다가, '수준이 낮다' '엽기적이다' '미친짓' 같은 표현으로 독자들을 감정적으로 혼란스럽게 만들면서, 정작 그 다큐멘터리가 시청자들에게 감정적으로 호소했다고 쓰고 있는 건 정말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통계나 상식이란 언제나 불확실한 것입니다. 500년 전만 해도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는 게 상식이지 않았습니까?
더구나 자연주의 출산이 훨씬 긍정적이라는 통계 역시 많이 존재하니까요. 네덜란드는 가정분만율이 30~40%에 이르고 한국의 제왕절개 비율이 한때 40%를 넘는 이상한 현상에 대한 통계도 있지 않습니까?
모든 자료와 통계를 넘어서, 인간이 유일하게 고통 속에 출산하는 포유류라는 점에 대해 심각하고 진지한 성찰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수 십만 년의 인간의 역사 가운데 병원에서 출산을 하는, 의사와 의료진 중심의 출산은 20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만일 병원에서 출산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런 내용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것입니다. 그 글을 쓴 분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경험을 통해 그런 결론을 도출해 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방송과 자본에 대한 공격이 자칫 진실을 왜곡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앞으로 제 블로그에서 계속 다룰 예정이기에 여기서는 요점을 벗어나지 않는 정도로 말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자연주의 출산은 누구나 추구해야 할 가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의 섭리를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무시하는 시대는 지난 200년 이면 충분합니다. 오히려 선진 과학은 자연 속의 지혜를 존중하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고지식한 과거의 패러다임에 갇힌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두려움 때문에,
올바른 가치와 지혜를 포기하는 일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 게시물은 다음뷰 발행이 순조롭지 않아서 삭제 후 재 발행한 글입니다.
*재발행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댓글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귀한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께 사과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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