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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AND/음악 이야기

비극을 암시하는 노래, 토스카 Tosca - 별은 빛나건만 E lucevan le stelle



비극을 암시하는 노래, 토스카 Tosca - 별은 빛나건만 E lucevan le stelle


조국, 여인, 전쟁과 사랑,

사람들 가슴에 이런 말들이 닿으면 묘한 울림이 생긴다.

이런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은 그런 울림을 매개로, 개인적인 관계라고는 전혀 없는 관객들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것이다.

많은 예술작품들이 이런 소재를 다루고 있는 건 우연이 아니다.


토스카 포스터


오페라 토스카La Tosca의 주인공은 플로리아 토스카Floria Tosca다. 

그녀가 사랑하는, 그렇기 때문에 질투할 수밖에 없는 남자의 이름은 마리오 카바라도시Mario Cavaradossi.

만일 이 화가에게 조국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없었다면 비극은 만들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독립을 위해 싸우는 정치범 안젤로티Angelotti가 나타나 도움을 청해도 외면했을 테니까.


토스카의 미모를 탐하는 바론 스카르피아Baron Scarpia에게 욕정이 없었다면,

경찰서장인 그가 여인의 칼에 찔려 죽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또, 토스카가 사랑과 질투에 잠시 이성을 잃지 않았다면, 간단한 문서 하나를 얻는 것으로 자신의 사랑을 살릴 수 있을 거라는 순진한 생각에 빠지지도 않았을테고, 교활한 스카르피아의 생각을 읽지 못해 사랑을 죽음으로 몰고가지도, 결국 자살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오페라 토스카는 주인공 세 사람이 모두 죽으며 끝이 난다.

한 사람은 칼에 찔려서, 한 사람은 거짓 문서에 속아 총을 맞고, 마지막 한 사람은 그 비극에 절망하고 자살한다.


1900년, 20세기의 시작과 함께 발표된 이 작품은 푸치니에게 확고한 명성을 준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이 오페라는 내용보다 음악이 훨씬 다가오는 작품이다. 푸치니Giacomo Puccini의 다른 오페라들, 라 보엠La Bohème나비부인Madama Butterfly투란도트Turandot 등과 비교해도 그렇다. 


토스카(Tosca)-뉘른베르크 오페라하우스Opernhaus Nürnberg 공연 사진


토스카는 볼 때마다 왠지 드라마와 음악이 겉도는 느낌이 들었던 오페라다.

그러다가 독일 뉘른베르크 오페라하우스Opernhaus Nürnberg에서 본 작품이 토스카에 대한 내 선입견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원작의 배경인 1800년경 로마를 현대로 옮긴 연출은 미니멀한 무대와 더불어 강렬한 드라마적 환상을 만들어 냈고, 그 안에서 울리는 푸치니의 음악은 잘 맞춘 명품 옷을 오랫동안 입은 것처럼 어색함이 전혀 없이 잘 어울렸다.

마치 100년 전에 21세기를 위한 오페라를 만들어 둔 것처럼, 오히려 '지금'을 위해 설계된 것 같은 친밀감이 들기까지 했다.


'별은 빛나건만'으로 번역돼 알려진 E lucevan le stelle는 '별은 빛나고'의 뜻이다.

자신의 처형이 이루어질 새벽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카바라도시는 토스카에게 남길 편지-유서를 쓰게 된다.


E lucevan le stelle ...

별은 빛나고

ed olezzava la terra

대지는 향기로워

stridea l'uscio dell'orto ...

정원의 문이 삐걱대며

e un passo sfiorava la rena ...

땅을 스치는 발걸음 소리

Entrava ella fragrante,

향기를 풍기며 그녀가 들어와

mi cadea fra le braccia.

두 팔에 쓰러져 안긴다


O! dolci baci, o languide carezze,

오! 부드러운 입맞춤, 부드러운 손길

mentr'io fremente le belle forme disciogliea dai veli!

내가 떨고 있는 동안 그 아름다운 것들이 베일에 쌓인듯 사라져 버렸네

Svanì per sempre il sogno mio d'amore.

내 사랑의 꿈은 영원히 사라지네

L'ora è fuggita, e muoio disperato!

모든 것이 떠나고, 절망 속에 나는 죽어가네

E muoio disperato!

절망 속에 나는 죽어가네

E non ho amato mai tanto la vita, tanto la vita!

삶을 그렇게 사랑하지 못했는데, 삶을!


테너 플라비노 라보


27세에 토스카로 데뷔하고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활동하다가, 64세에 안개 속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탈리아 출신의 테너 플라비노 라보Flaviano Labò의 노래로 들어본다.

노래는 7분 대에서 끝나지만 끊임없는 앙코르로 아리아만 다시 노래한다.

모노로 녹음된 아쉬움을 빼면 어느 가수보다 안정적이고 캐릭터에 걸맞은 연주다.


▶저녁별의 노래 O du, mein holder abendstern, 음악이 구원한 오페라, 바그너 R. Wagner, <탄호이저 Tannhäuser>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La Traviata, G. Verdi> - 안녕 지난날이여,

남몰래 흐르는 눈물 Una Furtiva Lagrima, 탈리아비니 Ferrucio Tagliavini, 골동품처럼 빛나는 목소리

마리아 칼라스 Maria Callas, Casta Diva 여신이 된 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