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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AND/책, 영화, 드라마

사운드 오브 뮤직 Sound of Music, 어릴 때는 놓쳤던 숨겨 놓은 보석 같은 이야기



사운드 오브 뮤직 Sound of Music, 어릴 때는 놓쳤던 숨겨 놓은 보석 같은 이야기


50년이나 지난 영화가 아직도 사랑받는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더구나 영화가 만들어질 때는 태어나지도 않은 세대까지 감동하는 영화라면 뭔가 특별한 게 있을법하다. 

이 특별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은 한 해에도 몇 번씩 공중파 TV에서 방영해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영화 가운데 하나다. 


저택 대문에서 집 크기에 놀란 마리아


7명의 자녀를 둔 홀아비 퇴역군인의 집에 예비 수녀 마리아Maria가 가정교사로 부임한다. 이 가정교사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자신이 온몸으로 사랑하는 음악을 가르친다. 


마리아와 아이들, 산에서 뛰는 모습


약혼자가 있던 퇴역군인 폰 트랍von Trapp대령을 마음속으로 사랑하게 된 마리아, 그녀는 수녀가 되기로 서원한 자신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수녀원으로 돌아간다. 일곱 명의 아이들은 인사도 없이 갑자기 떠난 마리아를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그녀를 그리워하다가 수녀원까지 찾아간다. 하지만 마리아를 만날 수는 없었다. 


춤을 추다 사랑에 빠진 걸 느낀 마리아


마리아는 자신의 마음속 갈등을 원장 수녀에게 고백한다. 원장 수녀는 마리아에게 수녀가 되는 것만이 신앙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꿈을 발견할 때까지 모든 산에 올라야 한다고 노래한다. 


원장수녀


마리아는 용기를 내 다시 폰 트랍 가족에게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폰 트랍의 아내이자 일곱 자녀의 어머니가 된다.


마리아의 결혼식, 큰 딸이 부케를 주고 있다.


한편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고 독일군은 오스트리아의 군인 폰 트랍 대령에게 전쟁에 참가할 것을 명령한다. 폰 트랍 대령은 조국을 배반하고 나치의 군인이 될 수 없었다. 온 가족이 참가한 지역 합창대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가장해서 폰 트랍 일가 아홉 명은 나치의 손길을 피해 알프스를 넘어 조국을 떠난다. 


가족 합창대회에서 노래하는 가족들


줄거리라고 하기엔 정말 긴 얘기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게오르그 폰 트랍Georg von Trapp은 실존인물이다. 그의 아내가 된 마리아와 자녀들의 이야기 역시 실화다. 


1927년, 실제 폰트랍 대령과 마리아의 결혼사진

▲마리아와 폰트랍 대령의 실제 결혼 모습


영화 속에서 그들은 스위스로 망명하지만 실제로 폰 트랍 가족은 미국으로 가게 된다. 미국에 자리를 잡은 그들은 트랍 패밀리 싱어스Trapp Family Singers라는 이름으로 무대에서 노래한다. 


나이가 많이든 실제 마리아 폰 트랍이 젊은 시절 가족사진을 가리키고 있다.

마리아 폰트랍


여러 가지 복잡한 가족사가 있었고 16살 연상의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2년 후, 1949년에 마리아는 가족의 이야기를 책으로 쓴다. 


실제 마리아와 폰트랍 가족합창단

▲실제 마리아와 폰트랍 패밀리 싱어즈


<The Story of the Trapp Family Singers>는 베스트셀러가 되고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1956년과 1958년에 영화화된다. 그리고 1965년,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한 뮤지컬을 바탕으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 만들어진다.


영화화 과정에서도 실화에서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은 작품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정준극님의 블로그 http://blog.daum.net/johnkchung/6825247]


어릴 때 본 이 영화는 음악과 아이들의 모습이 기억의 대부분이었다. 아마 수 십 번은 봤을 이 영화의 '주제'에 대해서 생각을 한 건 성인이 되고 나서도 한참 나중의 일이다. 어릴 때 본 기억이 각인되어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해볼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고, 그것-음악만으로도 이미 완벽한 영화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초기 포스터


음악과 사랑, 이해와 배려, 믿음과 배신, 애국심과 절망, 그밖에 수많은 다양한 감성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이 작품은 두 번의 큰 갈등을 보여준다. 첫 번째는 마리아가 '남자'를 사랑하게 되면서 겪는 갈등이다. 줄거리에서도 소개했듯이 마리아는 자신의 서원이 흔들린 것에 대해 자책한다. 하지만 마리아를 만난 원장 수녀는 그녀를 나무라지 않는다. 마리아의 얘기를 듣고 사랑의 감정을 확인한 원장 수녀는 그녀에게 현실을 피하지 말고 폰 트랍가로 돌아가라고 한다.

그리고 모든 산에 올라가라Climb Every Mountain는 노래를 부른다. 


Climb Every Mountain

모든 산에 올라가라

Such high and low

높고 낮은 그런 산에

follow every by-way

모든 샛길을 따라서

Every path you know

네가 알고 있는 모든 방법으로


Climb every mountain

모든 산에 올라가라

Ford every stream

모든 냇물을 걸어서

Follow every rainbow

모든 무지개를 따라서

Till you find your dream

네 꿈을 찾을 때까지


A dream that will need

꿈, 

All the love you can give

살아가는 삶의 모든 날마다

Every day of your life 

네 모든 사랑을 쏟아 부을 수 있는

For as long as you live

그런 꿈을


Climb every mountain

모든 산에 올라가라

Ford every stream

모든 냇물을 걸어서
Follow every rainbow

모든 무지개를 따라서

Till you find your dream

네 꿈을 찾을 때까지


마리아는 새로운 삶에 도전한다. 거기엔 사랑과 환희가 있다. 그렇지만 많은 장애도 함께 있다. 마리아의 새로운 도전은 결국 결실을 맺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한꺼번에 여덟 명이나 가족으로 얻은 셈이다.


돌아온 마리아와 폰트랍의 사랑장면


이 작품 속, 두 번째 큰 갈등은 폰 트랍 대령의 선택이다. 나치의 요구에 순응할 것인가, 아니면 신념을 지켜 살 것인가. 나치의 뜻대로 독일군에 합류하면 간단할 것 같은 그의 삶은, 신념을 따르기로 결정하면서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진다. 인생의 뿌리인 조국 오스트리아를 등지고 수 십 년을 살던 집과 이웃으로부터 떠나는 건 아무리 영화로 보는 이야기라도 쉽지 않다. 


나치 깃발을 찢는 폰트랍


그저 혼자서 맨손으로 집을 떠나 사는 것도 어려울 텐데 그에게는 아직 열 살도 되지 않은 아이를 포함해 여덟 명의 가족이 짐처럼 그림자처럼 함께한다.

모든 걸 버리고 신념을 지키는 이 남자와 그를 따르는 마리아, 그리고 일곱 아이들은 알프스를 맨손으로 넘는다. 그리고 이 마지막 장면에 다시 한 번 Climb every mountain이 합창으로 울려 퍼진다.


온 가족이 걸어서 알프스를 넘는 마지막 장면


작가가 의도했는지는 모르지만 '삶의 모든 날마다 사랑을 쏟아 부을 수 있는 꿈'을 찾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 메시지는, 이제 사운드 오브 뮤직을 여러 번 보는 사람들이 새롭게 들어야 할 숨겨놓은 보석 같은 교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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