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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임신, 출산, 육아

속싸개, 꽁꽁 묶인 아이들은 답답하다?



속싸개, 꽁꽁 묶인 아이들은 답답하다?


육아의 걸림돌은 어른들의 지능이다.

만일 인류가 지능이 조금만 나빴어도 많은 부분을 본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됐다면, 지금처럼 아이를 생각해서 하는 잘못된 행동은 훨씬 적어졌을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부분에 있어서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게 아이에겐 해가 된다는 말씀이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속싸개를 하는 엄마와 말리는 아빠다.


엄마들은 육아 관련 공부를 하며 최소한 신생아가 모로반사Moro Reflex를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리고 그 반사작용 때문에 팔다리를 허우적거리고 그 결과 안정감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도 알고 있다. 


속싸개를 한 아기(1)


좁고 어두운 자궁에서 9개월을 살던 아이에게 출생 후 환경의 변화는 너무나 극단적이다. 더구나 아이는 자신의 신체를 자각하는 데에도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팔을 흔들지만 그게 자기 팔이라는 것도 모른다는 얘기다. 물론 다리도 마찬가지다. 

가끔 팔을 흔들다가 자기 얼굴을 세게 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파하지도 않고 쑥스러워하지도 않는다. 그건 자기 팔이 아닌 데다가 자기 얼굴의 통증을 느끼는 기능도 아직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다른 포유류처럼 뱃속에서 다 성장하고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출생 후 거의 1년은 여전히 태아라고 생각해 주는 게 온당하다는 주장이 많다.


[관련 글 바로가기]  2013/02/14 - [자연주의/임신, 출산, 육아] - 몸에 붙여 키워라


아이의 입장에서는 박탈감이 느껴지지 않는 아늑한 환경이 필요하다. 여전히 엄마 뱃속에 있다는 안정감을 원하기 때문이다. 


한 병원에서 속싸개 없이 누워 있는 아기들


속싸개는 이런 의미에서 큰 역할을 하는 도구다. 물론 모든 아이가 속싸개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련된 연구들은 대부분의 아이에게 속싸개가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월령 6개월 이상까지 사용해도 발달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일부 소아과 의사들은 이 의견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 이유를 보면 별로 설득력은 없다. 그들은 아이들이 답답할 거라는 추측을 하고 있다. 물론 그 시기의 아이들은 말을 하지 못하니까 안타깝게도 정답을 확인할 수는 없다.


속싸개를 한 아이는 REM 수면 비중이 커진다는 연구도 있다. 아직 잠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확하게 진실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에 REM 수면 비중이 크다는 게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일반적으로 기억과 신경계 활동을 조절하는 시간이라고 알려져있다. 

결론적으로 속싸개를 한 아이는 하지 않은 아이에 비해 더 안정적인 성장을 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물론 정확한 차이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속싸개를 한 아이가 답답해 보인다면 자신의 경험을 기준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본능의 소리를 듣는 편이 좋겠다. 아니면 더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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