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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독립선언문과 노먼 레어 Norman Lear, 미국을 강하게 만드는 사람들



[독립선언문노먼 레어 Norman Lear, 미국을 강하게 만드는 사람들]


美 독립선언문 초판본 "낙찰가는 44~66억 원"

2000년 5월 24일 자 동아일보 기사 제목이다. 그 당시 400~600만 달러였으니까, 지금의 환율로 계산하면 44억 7천만 원~67억 원 정도다. (낙찰 예상가격이다)


1989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인근 애덤스타운의 벼룩시장에서 한 기업인이 낡은 그림을 보고는 그 '액자가 마음에 들어' 4달러를 주고 샀다. 그런데 그림을 벗겨 내자 독립선언문이 뒤쪽에 숨겨져 있었다. 이 독립선언문은 242만 달러에 팔린다.


1991년 이 독립선언문을 사들인 비지블 에퀴티Visible Equity가 소더비 측에 의뢰해서 2000년에 다시 경매를 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미국 독립선언문 초판본 사진


이 독립선언문은 초판본이라고 한다. 미국 독립선언문은 26개의 초판본이 존재한다. 1776년 7월 4일 대륙회의 총회에서 채택된 이 원본을 바탕으로 7월 12일에 인쇄판이 제작되어 미국 전역에 퍼진다.

35세의 젊은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이 작성한 이 문서는 생명, 자유, 행복권의 보장에 대한 정부의 역할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정부의 권력은 국민이 동의하는 경우에만 정당화된다'는 민주정치의 기본이념이 담긴 이 독립선언문은 미국사람들에겐 대단한 자부심을 주는 국보임에 틀림없다.


노먼 레어 이미지


2000년 소더비 경매에서 이 초판본을 사들인 사람은 유명한 방송작가이자 제작자인 노먼 레어Norman Lear다. 그는 예상가를 훨씬 뛰어넘는 810만 달러의 거금을 들여 이 국보급 문서를 사들인다.


노먼 레어는 독립선언문을 사들인 후 미 전역을 다니며 순회 전시를 하고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그는 무료로 독립선언문 원본을 전시하고 젊은이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행사를 한다. 


80대 중반까지 현역 작가로 활동한 노먼 레어가 이 일련의 투자를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일까?

왜 이런 일을 한 걸까?


"미국은 내 나라다."


언뜻 들으면 오만한 왕족의 발언 같은 이 말은 80대의 노먼 레어가 한 말이다. 미국은 자신의 나라이며 그래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한다는 말이다. 


남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나와는 관계없는 일을 보며 가슴이 울리는 걸 느낀다.


대체 저 나라엔 저런 사람이 몇 명이나 있는 걸까? 

미국이 하나의 국가가 될 시점에서부터, 독립선언문에 적힌 말들을 가슴에서 꺼낸 사람들과, 지금까지 그 울림을 기억하고 그 가치를 지키려는 사람들. 

미국이 세계 최대의 국가가 될 수 있었던 건, 그런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깊은 곳에서부터 강하게 떠오른다.


자신이 만든 재단행사에서 연설중인 노먼 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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