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삶 (1) 그곳까지의 여정
특별히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식사중에 TV가 켜져 있었고
젊은 부부의 귀농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방송중이었다.
그것 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눈물이 흘러 내렸다.
동시에 두 사람 모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무슨 감정이 느껴진 건 아니었다.
그냥 눈물이었다.
우리는 입 안 가득 밥을 씹으며 TV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러 내린거다.
서로 마주보며 어색한 웃음을 웃었다.
밥이 가득한 입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웃는 웃음이었다.
살다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다.
눈물 좀 흘렸다고 무슨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는 건 아니니까.
"그날, 우리 TV 보다가 울었잖아. 기억나지?"
누가 먼저 꺼냈는지 기억이 분명하지는 않다.
며칠 후 우리는 그 얘기를 다시 했다.
그리고,
얘기를 시작한지 1분만에 다시 눈물이 흐르는 걸 알았다.
이게 뭘까?
내 의식은 알지 못하는,
그러니까 굳이 말하자면 무의식이라던가 영혼 같은 차원에서 주는 신호 같은 걸까?
사실 나는 꽤 분석적인 성격이다.
감정적이긴 하지만 종교적인 성향은 별로 없는 편이다. 항상 분석하니까…
그런데 이건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한 번 알아보자."
아내는 자연과 가까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다.
진지했지만 사실 현실성이 없는 제안이었다.
우리는 청담동으로 출퇴근을 해야하는 처지라 시골에서 산다는 건 직업을 바꾸기 전엔 불가능했다.
그날부터 아내는 인터넷으로 부동산 매물을 뒤지기 시작했다.
우리의 경제적인 형편과 청담동으로 출퇴근이 가능한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지만 아내는 포기하지 않았다.
"꼭 이사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느낌이 그렇게 얘기를 했다.
내게도…
100개 가까운 리스트를 작성했다.
전세, 월세, 매매
우리 조건에 딱 들어맞는 건 없었다.
일단 프린트를 해서 하나씩 전화를 해보기로 했다.
전화로 금방 여러 개가 제외되고 있었다.
"일단 한 번 보시는 게 좋을거에요. 이런 물건은 금방 나가니까, 서둘러야 합니다."
리스트에서 20개 쯤 지워지자 기대가 점점 줄어들어가기 시작했다.
지쳐가던 차에 경기도 광주 근방의 어느 부동산에서 아주 귀한 매물이라며 꼭 봐야한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혹시? 알 수 없는 거잖아. 한 번 가보자!"
우리는 전화를 끊고 5분만에 광주로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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