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람, 그 이름에 관하여. 질문 없는 인터뷰>
자신이 만든 인물을 스스로 닮아 가려는 거지요.
▶'나람'은 제 이름입니다.
▶아뇨, 실명은 아닙니다.
▶네, 필명입니다.
▶어쩌다 떠오른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필명을 일부러 찾은 건 아닙니다.
▶글을 쓰다가, 그러니까 인물이 필요한 글이었습니다. 소설일 수도있고, 대본일 수도 있겠지요.
▶언젠가 모든 얘기를 다 공개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게까지 하기는 어렵네요.
아무튼, 그 인물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나람, 挪覽
방향을 잡고 다른 사람들에게 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인물입니다.
▶제가요? 설마요.
▶그 이름이 갖는 매력에 스스로 빠져들어서,
자신이 만든 인물을 스스로 닮아 가려는 거지요.
이상한가요?
지금 이곳엔 정상도 비정상도 없으니까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죠?
▶사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 '정상'에서 벗어나 있는 거 아닐까요?
정상이라는 상태가 어떤 건지, 그 모델이 있다면 누굴까요?
아마도 부처나 예수? 공자나 맹자?
흔히 성인이라 불리는 분들이 정상인의 모델일까요?
아니면 세상 사람들의 정신 상태를 수치화해서 전부 더한 다음 평균을 낸 것이 '정상'의 의미일까요?
▶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왜 사는가에 대해 고민하지 말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맞는거라고.
이미 인생이라는 무대에 던져진 이상 왜 태어났는지는 무의미한 질문일 수 있다는 견해였죠.
일부분은 공감이 되고 일부분은 '그럼에도'라는 꼬릿말이 따라 붙네요.
▶네, 가상의 인물이 제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저를 비정상으로 판단할 충분한 근거가 되지는 않겠지요.
왜 이렇게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구분에 집중하고 있을까요?
▶이제 '지금'에 집중하기 위해 글을 마무리 해야겠습니다.
지금 이곳엔 정상도 비정상도 없으니까요.
그저 할 일이, 하고 싶은 그 무언가가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나람'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의 빛, 김영갑 - 두모악 (0) | 2013.03.10 |
---|---|
몸의 기억 (0) | 2013.03.02 |
“제 이름은 알아서 뭐 하시게요?” (0) | 2013.02.27 |
찬 바람이 부는 풍경 (0) | 2013.02.12 |
가끔, 착각이 뭔가를 가져다준다. (0) | 2013.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