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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맘/줌니언니와의 육아 수다

줌니언니와의 육아 수다 - 신생아 돌보기 3탄 : <행복한 수면습관과, 잠투정> 2편



줌니언니와의 육아 수다 - 신생아 돌보기 3탄 : <행복한 수면습관, 잠투정> 2편.


(1편에서 계속)
줌니언니 : 잠 한번 자는 게 쉽들 않네~ 그 정도면 된 거 아냐? 뭘 더 해야 해?
강희맘 : 그런데 절!대!로! 해선 안 되는 것~!! '젖 물려 재우기!!' 그걸 못 지키겠더라고. 아기가 우는 모습을 지켜볼 자신이 없어서 조금 운다 싶으면 젖부터 물렸어. 언젠간 젖 없이 잘 자겠지... 하면서.
줌니언니 : 그래~~내 말이 그 말이야. 배불리 먹인 다음에 공갈 젖꼭지나 엄마 젖을 문 채로 자면 안 되냐?
그럼 잠투정이니 뭐니 걱정 없잖아.
강희맘 : 그니까~!! 그런데 아기들은 어른들하고 좀 다른가 봐. 잠이 어떻게 들었는지에 따라서 잠의 질이 완전 달라진대.
줌니언니 : 그게 무슨 말이야?
강희맘 : 렘수면이니 비렘수면이니..하는 잠의 리듬이 있잖아. 젖을 물고 잤던 아기는 수면 주기 중 얕은 잠을 잘 때, 자기 입에 젖꼭지가 없다는 걸 알고 완전히 잠에서 깨버려. 

우는 아기 카툰


줌니언니 : 푸하하하하하하. 말도 안 된다~~ 야~ 아기가 "아니, 이건 아까 잠들 때랑 다르잖아." 이러면서 깬다고? ㅋㅋ
강희맘 : ㅋㅋㅋ 나도 설마..했었다니깐~ 근데 젖꼭지 물려 재운 날과 힘들더라도 스스로 잠든 날을 비교해보면 믿지 않을 도리가 없어. 젖꼭지를 물리지 않고 재운 날 처음으로 낮 잠자는 시간이 30~40분에서 갑자기 2시간으로 늘더라니까.
줌니언니 : 우와~~ 대박~ 낮잠 2시간씩 자주면 완전 땡큐지~~ㅋㅋ 그런데, 스스로 잔다고?
강희맘 : ㅋㅋ 응. 신생아 돌보기 이것만 알아도 한결 쉽다, 그 세 번째가 바로 '스스로 자기'야.
줌니언니 : 잉? 
강희맘 : 그런 말 들어봤어? 산후조리원에선 잘 잤는데 집에 오니까 잠투정이 시작됐다. 
줌니언니 : 고롬고롬!! 우리 조카가 그랬어!!
강희맘 : 두 가지 이유가 있어. 첫 번째는, 어제도 말했듯이 아기가 태어난 후 며칠 동안은 엄마 몸속에서 받은 멜라토닌 호르몬이 남아 있어서 스스로 잠을 잘 잘 수 있어. 그래서 갓 태어난 아기들은 잠투정을 안 하잖아. 그런데 보통 2주쯤 후 집에 오니까 그즈음부터 잠투정이 시작되는 거지. 
줌니언니 : 아~~두 번째는?
강희맘 : 두 번째는 산후조리원에서는 보통 아기들을 모두 한곳에 모아놓고 재우잖아. 조금 울어도 그냥 기다리는 경우가 많지. 그럼 아기들은 조금 울다가 다시 잠들게 되구. 그런데 집에 오면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엄마가 사랑하는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을 수가 없잖아. 마음 아파서~
줌니언니 : 글치~~~
강희맘 : 그래서 안고 얼르고..업고..걷고..그렇게 안고 얼르고 해야 잠이 드는 습관이 생기는 거야. 
줌니언니 : 그럼 어떡해?! 아기가 우는데.
강희맘 : '아기를 눕힌 상태에서 조용히 자장가를 불러 주면서 아주 살짝 토닥여준다.' 이게 내가 말한 방법이야. 아기가 스스로 자려고 노력하는 것을 옆에서 그냥 바라봐 주는 것. 엄마가 언제나 네 옆에 있으니까 아무 걱정 말고 편히 자렴. 이렇게 무언의 이야기를 해주며 기다려주는 거야. 
줌니언니 : 뭐야. 그게 무슨 방법이야~~~ 암것도 안 하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강희맘 : 아기를 한번 낳아봐~~ 아기가 우는데 당황하지 않고 그렇게 조용히 토닥여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줌니언니 : 그런가...? 그런데 아기가 우는데 적극적으로 달래지 않고 가만히 토닥여주면 아기가 상처받지 않을까? 내가 우는 걸 몰라준다... 뭐 글케 느낄 수도 있고. 그렇게까지 하면서 꼭 잠을 잘 재워야 할까? 엄마가 좀 고생하더라도, 아기를 우선 달래줘야 하는 거 아닐까? 
강희맘 : 그럴 수도 있겠지. 아기 마음속에 들어갔다 나와보질 못했으니까. 하지만 아기를 혼자 내버려 두거나 우는데 모른 척하는 게 아니라, 엄마가 곁에서 지켜봐 주면서 위로해 주고 있다는 걸 아기도 느낄 거라고 생각해. 나 같은 경우엔 오히려 그렇게 한 후 아기와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었어. 그리고 무엇보다 어른도 잠을 잘 못 자면 피곤하잖아. 그런데 아기들의 잠은 어른들의 잠보다 훨씬 많은 의미가 있대. 단지 하루의 피곤을 푸는 게 아니라 성장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이라는 거지. 어른도 그렇겠지만, 특히 아기가 잠을 잘 못 자면 몸에 필요한 호르몬들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신경질적으로 변한대. 그게 자꾸 반복되면 성격 형성에도 영향을 많이 미치구.
줌니언니 : 그런 부분도 있구나... 쩝~ 피할 수 없네..ㅠ.ㅠ
강희맘 : 오랜 예전부터 아기가 태어난 후 첫 1년의 잠은 너무나 중요해서 그게 잘 이뤄지지 못하는걸 '야제증'으로 부르고 적극적으로 치료했대. 그래서 나도 치료를 해보려고 알아봤는데, 치료를 해서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경우도 있나 봐. 
줌니언니 : 그래도 일단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을까?
강희맘 : 응. 치료는 조금 미뤄보기로 했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좀 더 해 본 후에 치료를 생각해보기로 했다. 

강희가 8개월쯤 될 무렵, '내 아이가 우는 이유'라는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아기가 우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더 불안해하고 마음 졸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게 필요한 건 아기가 힘들어 기대고 싶을 때 언제든 안아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였다. 
책을 다 읽고 기억에 남은 한 마디.
'우리 중에 힘들고 아플 때 부모에게 안겨 맘 편히 울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부모는 내 눈물에 더 아파하고, 혹은 눈물은 나약함의 상징이라 생각하고 우리를 다그치지 않았는가. 우리는 자녀가 눈물 흘릴 때 그저 따뜻한 시선으로 위로해 줄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 

잠 자는 아기


나는 우는 아기 옆에서 조용히 말을 건네며 아기의 가슴에 손을 슬며시 올리고 기다렸다. 
"잘 수 있을 거야... 많이 힘들지... 고마워, 노력해줘서..."
첫날은 여느날보다 더 심하게 울었다. 젖을 달라고 내 옷 속에 자꾸 손을 넣으려고 하고, 가슴에 올린 내 손을 뿌리쳤다. 그렇게 30분쯤 시간이 지나자 내 가슴으로 파고들어 와 잠이 들었다. 
둘째 날도 전날과 비슷했지만 시간은 5분으로 줄었다.
그렇게 셋째 날, 아기는 울지 않고 잠들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밤에 12시간을 깨지 않고 잤다.
나 역시 얼마만의 단잠이었는지 모르겠다. 밤에 깨질 않으니 밤중 수유를 할 필요도 없었고, 어쩌다 깨더라도 살며시 등에 손을 얹어주면 다시 잠이 들었다. 
그렇게 아기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하는 데까지 8개월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아기도 나도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16개월이 된 지금은 8시~9시쯤 잠이 들어 아침 9시쯤 잠에서 깬다. 이 앓이를 할 땐 밤 중에 서너 번 깰 때도 있지만 잠시 토닥여주면 바로 잠이 든다. 
아기와 나는 수면의식을 하고 방에 들어와 작은 보조등을 켜고 서로에게 완전히 집중된 30분 정도의 시간을 보낸다. 아기는 내 배에 올라탔다가 내려가며 놀기도 하고, 기분이 좋으면 뽀뽀를 스무 번도 넘게 해주기도 한다. "불 끌까?" 물으면 더 놀고 싶으면 고개를 젓기도 하지만 주로 슬며시 웃는다. 그럼 불을 끄고, 5분도 채 되지 않아서 내 팔에 안겨 잠이 든다. 

우리에게 이 시간은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다.

줌니언니 : 야~~부럽다. 나도 아기랑 그렇게 지낼 수 있겠지?
강희맘 : 고롬고롬~ 난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해서 아기도 나도 많이 힘들었지만 일케 열심히 공부하려고 노력하니까 훨씬 더 빨리 행복의 날이 올 거야.

다음날, 언니는 병원으로 갔다.
순산하길...
기도한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잠을 잘 자는 신생아에게 같은 자장가를 불러주며 살짝 토닥여주는 것을 반복해보세요. 그것이 잠을 자는 의식이라는 것을 인식해서 그 노래를 부르며 토닥여주면 이후에도 잠투정을 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가장 간단하고 좋은 방법이겠네요~즐,육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