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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세월호 참사, 보통 사람들 만큼의 의식 수준을 기대합니다.



세월호 참사, 보통 사람들 만큼의 의식 수준을 기대합니다.



큰 사고가 모두를 아프게 합니다.

골든타임에 세월호 주변에는 구조작업을 도우려는 어선들이 많이 보였고 해경의 구조선은 1척뿐이었습니다.

그 시간, 그 상황을 보면서 우리는 시스템을 이야기합니다.

각종 비리로 얼룩지다 못해 색깔마저 변하고만 관련 기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살인보다 잔인한 선장의 무책임과 그보다 더 간악한 선사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국민 모두가 분노하고 누군가에 대한 원망이 강하게 표시됩니다.

그 대상은 세월호 선장에서부터 대통령까지, 책임과 권력과 학식을 갖춘 사람들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한 입으로 말합니다.

오래된 관행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기 탓이라는 사람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시스템보다 더 중요한 건 의식입니다.

아무리 철저한 시스템과 훈련, 장비를 갖고 있어도

목숨이 걸린 위험한 상황에서도 5살 어린 아이를 먼저 구하려고 소리치고 양보하는 보통 사람들만큼의 의식 수준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다스리는 나라. 이 나라의 의식 수준을 보통 사람들만큼의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시스템을 바꾸고 인력을 재배치하고 책임을 묻고 훈련을 강화하는 것보다 우선되어야 합니다.


뉴스를 보고 싶지 않습니다.

가슴이 너무 아프기 때문입니다.

희생당한 사람들과 남은 가족들 때문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보통 사람의 무기력감 때문입니다.


미안합니다.


이제라도 우리 보통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습니다.

권력을 가진 거짓말쟁이들에게 모든 걸 맡긴 뒤, 또다시 사랑하는 아이를 잃게 되는 비극을 되풀이하지 말아야겠습니다.


희생자 여러분의 영혼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 모두, 뉴스를 보며 가슴 미어지게 우는 모든 국민이 부디 마음 편히 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