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 '그날'을 기억하는 인간의 속성이 만든 또 다른 기념일

빼빼로데이, '그날'을 기억하는 인간의 속성이 만든 또 다른 기념일


생일, 결혼기념일, 조상의 기일, 첫 아이의 입학, 연인과 처음 만난 날, 대학에 합격한 날… 

사람은 많은 중요한 날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날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렇게 의미가 만들어진 날에 사람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그때의 감정을 다시 느낀다. 그리고 거기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다. 

기억을 통해 재충전된 에너지는 일상을 살아가며 잊었던 다양한 종류의 의미를 각성하게 하고, 거기서부터 삶은 오염된 에너지를 떨쳐내고 다시 시작된다. 

기념일에 대한 의미와 기능은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겠지만 결국 이렇게 감정적인 에너지를 다시 회복하는 효과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겠다.


개인에게는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날들과 성취나 패배를 통해서 '기억할만한' 혹은 '기억해야만 할' 날들이 있고, 민족에게는 명절이 있으며, 국가에는 국경일이 존재하게 된다.

그렇게 모든 기념일에는 필연적으로 강렬한 사건이 단서로서 존재하고, 어떤 종류의 기념일이라도 분명한 아이덴티티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과 관계없는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등이 대중적으로 널리 인식되고 기념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많은 비판이 있는 이유다.



빼빼로


빼빼로 데이는 누가 만들었을까?


빼빼로 데이는 11월 11일, 1자가 4개 들어간 날에 '무엇인가'를 기념하는 날이다. 

과자회사의 상품 이름인 빼빼로를 주고받는 이날은 두 개의 기원설이 있다.

1994년 영남의 한 중학교에서 '빼빼로처럼 날씬해져라'는 가벼운 의미로 선물을 준 게 발단이라는 설과, 1995년 11월 11일, 당시 수학능력시험 11일 전에 좋은 성적을 기원하며 날짜와 비슷한 모양을 한 빼빼로를 준 게 기원이라는 설이 그것이다.

기원이 어디에 있든 간에 결과적으로 빼빼로를 판매하는 롯데제과에서는 이런 사실에 편승해서 연인과 친구들에게 빼빼로를 선물하는 날이라는 내용을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이제는 제과 업계에서는 11월 11일, 빼빼로 데이를 중심으로 한 기간의 매출이 한 해의 50%를 넘어서기까지 한다고 한다.

때문에 빼빼로데이를 제과회사의 교묘한 상술로 만들어진 정체불명의 기념일이라는 비판도 타당하게 들린다.



빼빼로


의미가 달라진 기념일에 대한 인식


빼빼로 데이는 주로 청소년들이 즐기는 문화였다. 1994년을 기원으로 본다면 이제 20년이 지나 당시 청소년들이 장년이 되었고 2014년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거의 전 연령층에서 빼빼로 데이를 즐기고 있다. 처음에 얘기한 것처럼 강렬한 사건과 감정이 연결되지 않은 신세대 기념일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셈이다. 


물론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기념일들은 존재한다. 그리고 아마도 인류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전통적인 의미의 기념일들 역시 함께 할 것이다. 

중요한 건 시류에 편승하고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신세대 기념일이 개인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하는 점이다.


혹자가 얘기하듯이 '과자 회사에 돈을 벌어주는' 희생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빼빼로 데이를 가볍게 즐기며 가까운 사람들이 작은 선물을 주고받는 게 사회적으로 희생자를 만들어내는 건 아닐 듯하다. 어떤 방식으로 즐기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크리스천이 아니라도 12월 25일이 되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받으며 가족과 연인들이 따뜻한 감정을 회복하는 것처럼, 발생 원인이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어도 또 하나의 '회복의 날'이 되도록 하는 것도 개인의 선택이 아닐까?



2015 수제 빼빼로 판매, 100% 커버춰 쵸콜릿 / 고급 선물포장



빼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