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연주의/자연주의 출산

자연주의 출산 이야기 (4) 체질식, 두 번째



자연주의 출산 이야기 (4) 체질식, 두 번째


체질에 맞는 음식만을 먹으면서부터 몸이 정말 좋아지고 있었다.

물론 상당히 어렵다.

우리처럼 부부가 다른 체질인 경우엔 음식을 두 가지로 준비해야 한다.

가족이 여러 명이고 각기 체질이 다르다면... 정말 어렵다.


게다가 일종의 명현현상도 있다. 나는 괜찮았지만 아내는 심하게 겪고 지나갔다.

두통이 심하게 오고 기운이 빠져서 생활이 힘들었다.

명현현상으로 보이는 증상은 체질식을 한지 한 달정도 지나서 시작됐고 20일 정도가 지나자 사라졌다.

그 사이에 아내는 다른 병원에 가서 체질 검사를 해봤다.

처음 갔던 병원에서 미리 가능성에 대해 들었지만 막상 닥치고 나자 불안해진 것이다.


두통 이미지. 여자가 머리를 감싸고 있다.


“혹시 내가 다른 체질인 건 아닐까? 그래서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어서 아픈 건 아닐까?”


체질식에 대한 불신은 없었다.

그건 워낙에 합리적인 얘기였기에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었다.

다른 병원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일단 견뎌볼께. 명현반응이면 곧 사라지겠지.”


막상 20일 정도를 이렇게 지내다보면 온갖 의심과 불안이 엄습한다.

꼭 병명을 알 수 없는 큰 병에 걸린 사람같았다.


그 길고 긴 20일이 지나고 언젠가부터 몸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왔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처럼,

언제 봄이 시작된 건지 그 경계를 알 수 없듯이,

갑자기, 그리고 천천히 찾아온 것이다.

금방 손발이 따뜻해지는 게 느껴졌다.


꽃 이미지. 녹지 않은 눈을 뚫고 꽃이 피어나고 있다.


아내는 위장에 열이 많은 체질이다.

그래서 돼지고기나 오이, 녹두 같은 차가운 성질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 (실제로 얼음처럼 차가운 음식을 포함해서)

병원에서 시키는대로 엄격하게 지켜왔고, 명현현상을 무사히 넘기자 변화가 확실히 느껴졌다.

우선 손발이 따뜻해졌다. 겨울엔 잠이 오지 않을 만큼 차가웠던 발에 온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위장에 열이 많다는 얘기는 다른 곳으로 갈 혈액이 전부 위장으로 쏠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손발만 찬게 아니라 자궁도 차갑다는 얘기다.

자궁이 차가우면 임신이 쉽지 않다. 그래서 아내와 같은 체질의 여자는 불임의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런데 아내는 30년 가까이(젖먹이 때부터였다고 한다) 매운 음식을 사랑했다. 아주 열렬히 사랑했다.

게다가 손발이 차가워서 겨울엔 따뜻한 물만 마신다.

결과적으로 위장에 더 많은 열을 보태준 셈이 되었고,

그건 다른 장기의 열을 몽땅 뺏어 오는 악순환을 가속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인구의 15%는 이런 저런 이유로 불임이 된다.

생리통이 심하거나 손발이 차가운 여성은 불임의 가능성이 더 큰 편이다.

자궁 온도를 1도 올려준다는 팬티도 등장했다.

아내는 양쪽 모두 해당됐다.


그런데 이제 손발이 따뜻해지고 있었다.

더불어 생리통이 약해졌다.

좋은 신호였다.

그런 상태로 1~2달이 흘렀다.


이제 임신을 준비할 때가 된 걸까?

다음엔 무엇 해야하는 걸까?


“명상하러 같이 가자!”

아내가 뭔가를 깨달은 사람처럼 소리쳤다.


[관련글 바로가기]

2013/02/20 - 자연주의 출산 이야기 (5) 명상

2013/02/02 - 자연주의 출산 이야기 (3) 체질식

2013/02/02 - 자연주의 출산 이야기 (2) 담배, 그리고 독성물질